지금은 키보드를 직접 제조하지 않지만, 예전에는 삼성 브랜드로 나온 키보드가 많았습니다. 특히 명품이라고 할 수 있는 DT-35는 프로게이머들이 사용하는 제품으로도 유명했죠.

최근에 라이센스를 받아 역시 신형 DT-35가 나왔지만, 제조사도 다르고 키감도 전혀 달라서 실망감을 안겨 주기도 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키보드는 예전의 삼성 브랜드로 출시되었던 삼성 멀티미디어 키보드 SDM-8100P라는 모델입니다.

삼성전기에서 분사한 지피전자에서 제조, 판매를 담당했으며, 아주 다양한 멀티미디어 키를 적용해서 한마디로 올인원 스타일의 키보드였습니다.

은은한 펄이 들어간 화이트 색상이었지만, 지금은 세월이 흘러 도장 오염이 생겼네요. 아마도 손에 묻은 기름기가 오염을 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멤브레인 방식인데도 불구하고 균일하고 아주 정갈한 키감을 가지고 있으며, 컴팩트한 크기로 사이즈를 줄이고도 오른쪽 끝에는 숫자키패드를 넣었습니다.

이렇게 길이가 줄어들었는데도 키패드까지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중간에 있는 방향키와 특수키 부분을 줄여서 세로로 배열했기 때문이죠.

그리고 음량 변경이라든가 CD추출, 메일 바로가기 키 등을 상단에 배치해 사용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삼성은 이 모델과 비슷한 유사 모델도 몇 가지 내었는데요, 전체적으로 시장 반응이 좋아서 자사 판매용 컴퓨터 내장 키보드로도 포함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금은 많은 제조사가 포함하지 않는 키스킨을 제공하고 있으며, 가격대도 그리 비싸지 않아서 시중에 많이 유통되었나 봅니다.

뒷면에는 제조사를 비롯해  제조일자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제가 가진 제품은 제조사가 중국의 동관초열전자유한공사라고 되어 있군요.

2006년 8월에는 삼성전기 이름으로 유통되었으며, 이후 2008년 3월에 다시 지피전자 QSENN 브랜드로 유통이 되었습니다. 제품은 완전히 똑같다고 보면 됩니다.

PS/2 방식이어서 지금 사용하려면 마우스를 USB에 연결하는 컨버터가 있어야 합니다. 컨버터를 구입할 때는 모양만 같다고 사면 안 되고, 정확히 키보드의 키 입력값을 전달하는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점도 참고하세요.

제가 기계식키보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조금 책상에서 멀어지기는 했어도, 항상 박스에 넣어두고 가끔씩 손맛이 생각날 때 꺼내어 썼습니다.

요즘 제품에서는 보기 드문 절전용 온오프 컨트롤 버튼이 오른쪽 위에 있고 여기에는 귀여운 달과 별 그림이 그려져 있죠.

지금 시점에서 디자인을 봐도 아주 깔끔하고 정갈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기계식처럼 무거운 편은 아니지만, 하단에 고정대와 고무 받침이 있어서 밀림 현상은 별로 없습니다.

최근 제조되는 저가형 멤브레인 제품들의 경우는 한글 폰트를 키캡에 박을 때 실크 전사 방식을 사용해 오래 쓰면 벗겨지는 현상이 생길 수 있는데요, 이 제품의 경우 10년이 넘은 듯한데도 전혀 그런 모습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꽤 주력 키보드로 오래 사용해서 색이 변색될 정도이지만, 이런 키캡 인쇄 부분은 아주 견고해 보입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실크 전사식은 아니고 레이저 인쇄인 것으로 보입니다.

전체 구성 컬러는 복고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레이와 화이트를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메인 키 배열에도 이 두 가지 색을 적절히 섞어서 쓰고 있죠. 한눈에 키들을 구분할 수 있도록 자주 사용하는 알파벳 키들은 화이트로, 그리고 탭키나 엔터, 쉬프트 같은 키들은 회색으로 배색해 놓고 있죠.

요즘은 아예 단색으로만 나오는 경향이 있어서 이런 배색 키보드는 오히려 단가가 더 높은데요, 이렇게 배색한 복고풍 키보드들도 많이 나와 줬으면 하네요.

오늘은 삼성 멀티미디어 키보드 SDM-8100P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지금도 리모델링 되지 않은 대학교 도서관 같은 곳에 가면 가끔 볼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정겨운 모델이네요.